ARM이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 1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0% 성장이다. 특히 로열티 매출이 6억 7,100만 달러로 Q4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ARM은 칩을 직접 만들지 않고 설계 아키텍처를 라이선스하는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데, 이 로열티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은 ARM 설계 기반 칩의 출하량이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 영역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 로열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 ARM 기반 서버 칩을 본격 채택했고, DPU(Data Processing Unit)와 스마트NIC(SmartNIC) 영역에서는 ARM이 거의 100%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서버용 네오버스(Neoverse) 아키텍처의 로열티도 전년 대비 2배로 뛰었으며, 내년에 한 번 더 배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주목할 수치는 AGI(범용 인공지능) CPU 고객 수요다. ARM에 따르면 FY2027에서 FY2028 기간 AGI CPU 수요가 기존 1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 이상으로 배증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다. 초기 10억 달러 주문분은 제조가 확보됐지만 나머지 물량에 대한 생산 계약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수요는 넘치지만 실제 양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ARM 주가는 2026년 들어 84% 상승했다. AMD가 MI400 라인업을 공개하고 퀄컴이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 진입하며 애플과 인텔, 삼성이 미국 내 칩 생산 협상을 진행하는 등 AI 반도체 시장 전체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ARM은 이 모든 진영에 설계를 공급하는 위치에 있어 AI 반도체 호황의 가장 폭넓은 수혜자로 자리잡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