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인텔(Intel)과 삼성전자(Samsung)를 대상으로 미국 내에서 주력 디바이스용 프로세서를 생산할 수 있는지 탐색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Bloomberg)가 보도했다. 현재 애플의 A시리즈와 M시리즈 칩은 전량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으며 인텔·삼성과의 협력이 성사되면 TSMC 외에 미국 내 보조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셈이 된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하루 만에 13% 급등하며 올해 들어 175% 상승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은 그동안 대형 고객 확보가 과제였는데 애플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시장의 기대가 폭발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인텔 14A 공정은 테슬라가 AI5 칩 생산에 활용하기로 한 바 있으며 애플까지 합류하면 파운드리 전환 전략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이미 테슬라의 AI 칩을 양산하고 있어 미국 내 생산 인프라를 갖춘 상태다.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생산 압박이 있다. 애플 CEO 팀 쿡(Tim Cook)은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조 투자 프로그램(American Manufacturing Program, AMP)을 공식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 논의는 그 연장선에 있다. TSMC도 애리조나에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대만 본토에 비해 생산 규모와 공정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애플의 대안 모색을 촉진하고 있다. 삼성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반도체 강자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한 시점에서 파운드리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빅테크가 2026년 AI 인프라에 7000억 달러를 쏟아붓는 흐름 속에서 칩 생산 역량은 곧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애플이 실제로 인텔이나 삼성을 통해 미국산 칩을 생산하게 된다면 반도체 공급망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논의지만 방향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