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스페이스X(SpaceX)의 콜로서스 1(Colossus 1) 데이터센터 전체 컴퓨팅 용량을 임대한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이 시설에는 NVIDIA GPU 22만 개 이상이 배치되어 있으며 전력 용량은 300MW를 넘는다. 해당 용량은 한 달 내에 가용 상태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클로드 프로(Pro), 맥스(Max), 팀(Team),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요금제의 5시간 단위 사용량 상한이 해제되고 두 배로 확대되며 피크 시간대 사용 제한도 사라진다.
이번 거래의 구도는 묘한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현재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자체 AI 기업 xAI도 운영하고 있다. 머스크 재판 2주차에서는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이 증인으로 출석하며 머스크와 OpenAI 간의 갈등이 법정에서 공개되고 있다. 그런데 머스크의 기업이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대규모 GPU 인프라를 제공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스페이스X 입장에서는 IPO를 앞두고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는 서사가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앤트로픽의 인프라 투자 규모는 업계에서도 손꼽힌다. 앤트로픽은 이미 구글 클라우드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을 약정했고 AWS도 병행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콜로서스까지 더해지면서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한층 강화한 셈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 한 해에만 7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앤트로픽은 자체 데이터센터 없이도 최대 규모의 컴퓨팅 소비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와 함께 우주 공간에서의 멀티 기가와트(multi-gigawatt) 급 컴퓨팅 구축에도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양사의 협력이 지상 데이터센터를 넘어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